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났습니다. 지난 반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스펙터클하고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생존 신고 겸 근황을 남겨봅니다.
기적처럼 찾아온 선물
가장 큰 변화는 저희 가족에게 새 생명이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40줄을 훅 넘긴 나이, 용희와 저 둘이서 거의 3년을 노력해도 안 되어서 '작년 말까지 해보고 소식 없으면 그냥 우리 둘이서 재밌게 살자'고 마음먹었었죠.
그런데 정말 기적처럼 타이밍을 맞춰 작년 11월에 임신 소식을 알게 되었고, 지난 6월 중순에 무사히 출산을 마쳤습니다. 요즘은 육아용품을 사느라 평소 자주 가던 커뮤니티의 핫딜 게시판을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며 도움을 톡톡히 받고 있네요. 육아가 몸은 참 힘들지만, 아기가 집에 있으니 양가 어른들 얼굴에도 모두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정말 행복합니다.

(물론... 천사처럼 곤히 자는 모습을 볼 때가 제일 행복하긴 합니다 ㅋㅋㅋㅋ)
17년 차 인프라 엔지니어, 개발자로 전향하다
그리고 그 반년 사이에 커리어에도 큰 전환점이 있었습니다. 17년 동안 몸담았던 IT 인프라 엔지니어라는 직함을 내려놓고, 개발자로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아 인프라도 하고 개발도 하는거죠
처음엔 AI나 Next.js, Docker 등을 활용해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가볍게 만지작거리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다 회사와 조율이 잘 되어 아예 전체 개발을 맡아보기로 했죠. 사실 제가 모든 코드를 다 꿰뚫고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어 매일 고민의 연속이지만, 새로운 걸 배우는 재미가 아주 쏠쏠해서 무척 만족하고 있습니다.
IT 인프라 업계 특성상 늘 '을, 병, 정'으로 사람에게 치이는 일이 많아 피로감이 컸는데, 사람들과 조금 떨어져서 코드에 집중하니 업무 만족도가 훨씬 높아졌습니다. 예전에 어느 커뮤니티에서 봤던 '사람이 싫다 필터'가 딱 제 심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현실은 육아 하드코어 모드
회사에는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습니다!"라고 호기롭게 외치며 육아휴직 대신 진행해보기로 했는데 지난달의 제 자신을 찾아가 멱살이라도 잡고 싶을 만큼 하루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굴러가고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ㅠㅠ
육아템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코딩과 팩폭 육아의 콜라보 속에서 어떻게든 든든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몸은 고되지만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열어가는 기분이라 벅차고 참 기분이 요묘합니다.
혹시라도 아기를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좋은 기운 듬뿍 받아가시길 바라며,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모두 오늘 하루도 꽉 차게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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